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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서 AK-47 사격법까지…이란 女앵커는 왜 소총 들었나

이란 국영방송이 뉴스 프로그램에서 총기 사용법을 시연하는 장면을 잇달아 내보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과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영 매체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장 교육 성격의 방송을 편성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국영방송 채널 오포그는 15일과 16일(현지시간) 뉴스 프로그램에 이슬람혁명수비대 장교를 출연시켜 AK-47 계열 돌격소총의 사용법을 소개했다. 방송에서 해당 장교는 앵커 호세인 호세이니를 상대로 소총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방법, 탄창을 장전하는 절차, 격발 자세 등을 차례로 설명했다. 사격 전 과정이 실제 훈련처럼 진행되면서 시청자들에게 무기 취급법을 보여주는 형식이 됐다.

 


특히 논란이 된 장면은 호세이니 앵커가 장전된 것으로 보이는 소총을 들고 화면 속 아랍에미리트(UAE) 국기를 겨냥해 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실탄이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특정 국가의 국기를 표적으로 삼은 연출이 포함되면서 외교적 파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송에서는 이러한 교육이 미국의 지상군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민간인들을 준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기 시연 방송은 하루에 그치지 않았다. 17일에도 같은 채널에는 또 다른 혁명수비대 장교가 출연해 PK 기관총 실물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탄창 장전 방식과 기본 조작법을 설명했다. 소총에 이어 기관총까지 소개되면서 이란 국영방송이 국민을 상대로 군사 대비 태세를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국영방송 채널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16일 여성 앵커 모비나 나시리는 생방송 도중 소총을 들고 등장했다. 그는 테헤란 바낙 광장에서 열린 반미 집회에서 총 한 자루를 전달받았다며, 무장한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목숨을 조국에 바칠 준비가 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앵커가 뉴스 진행 중 무기를 들고 충성을 선언하는 장면은 매우 이례적인 연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송이 단순한 선전 차원을 넘어 국내 결속을 강화하고 외부 위협에 맞서는 항전 의지를 부각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국영 매체가 무기 사용법을 공개적으로 다루는 것은 국민에게 전시 분위기를 주입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주변국과 미국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미국 측 움직임도 긴장을 키우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해 이스라엘과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 공격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4월 7일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새로운 공격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 이란과 미국 간 협상을 위한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측의 불신과 일관성 없는 메시지 탓에 협상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양측의 불신으로 인해 매우 어려운 국면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방송의 잇단 무장 교육 방송은 중동 정세가 다시 군사적 충돌 국면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군사 옵션 논의와 이란 내부의 전시 동원성 메시지가 맞물리면서, 향후 양측의 발언과 군사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58년 만에 열린 안양수목원, '샤' 기 받으러 가볼까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이후 일반인의 발길을 엄격히 통제해왔던 이곳은 지난해 11월 무료 개방을 결정하며 수도권 최고의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개방 초기 몰려든 인파로 주변 도로가 마비되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평일 1,500명과 주말 4,0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예약제를 도입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안양수목원의 가장 큰 매력은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하고 수십 년간 보존해온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요한 수목원장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부족할지 몰라도 국내외에서 수집된 희귀 식물과 노거수들이 뿜어내는 원시적인 생명력이 이곳만의 독보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관악산 등산로와 연결된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비밀의 정원'으로 통하며, 연구용 숲 특유의 정갈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방문객들을 사로잡고 있다.숲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숙근초원은 식물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간이다. 노르웨이 베르겐 식물원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목원에서 들여온 이색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계피를 연상시키는 매콤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는 디푸수스패랭이꽃부터 전구 모양의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타래양파까지, 국내 일반 공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연구진의 세심한 관리 속에 자라난 이 식물들은 안양수목원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살아있는 식물 도서관임을 보여준다.대잔디원 한복판에 설치된 서울대 정문 상징물인 '샤' 조형물의 축소판은 이곳의 최고 인기 포토존이다. 서울대의 정기를 받으려는 수험생 가족과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람객들로 늘 활기가 넘친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격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유쾌한 속설이 퍼지며, 수목원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연구용 부지라는 엄숙함 속에 배치된 위트 있는 조형물은 대학 부속 수목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정체성을 드러낸다.수목원 측은 단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숲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숲해설을 비롯해 산림치유, 목공 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다만 연구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한정된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58년 동안 축적된 숲의 지혜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열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안양수목원의 전면 개방은 대학의 자산이 지역 사회와 어떻게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관악산의 울창한 숲과 습지식물원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도심 속 열섬 현상을 식혀주는 허파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생태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반세기 넘게 연구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숲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하며, 안양수목원은 자연과 학문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