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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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만 개 브릭의 기적, 레고 하이퍼카 탄생

 스웨덴의 하이퍼카 제조사 코닉세그와 완구 기업 레고그룹이 기술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역대급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사는 코닉세그의 트랙 전용 모델인 '사데어스 스피어'를 실제 크기로 완벽하게 복제한 레고 모델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시용 모형 제작을 넘어 실제 하이퍼카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까지 레고 브릭으로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엔지니어링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실물 크기의 레고 사데어스 스피어 제작에는 약 33만 개의 테크닉 브릭이 사용되었으며, 설계부터 조립까지 무려 9,400시간이 넘는 정성이 투입됐다. 특히 이 모델은 영국 굿우드 힐클라임 코스에서 진행된 주행 테스트에서 최고 시속 111km를 기록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는 과거 레고 맥라렌 P1 모델이 세웠던 기록을 두 배 이상 경신한 수치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레고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고속 주행을 견뎌내기 위해 양사는 레고 브릭의 결착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등 첨단 공학 기술을 총동원했다. 엄청난 주행풍과 진동 속에서도 차체가 유지될 수 있도록 특수 프레임을 내장했으며, 코닉세그만의 독특한 도어 개폐 방식인 '디헤드럴 싱크로 헬릭스' 시스템까지 레고로 재현했다. 실제 사람이 탑승해 트랙을 질주하는 모습은 레고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정밀한 기계 공학의 영역에 들어섰음을 증명했다.

 

레고그룹은 이러한 기술적 성취를 바탕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할 수 있는 1:8 스케일의 '레고 테크닉 코닉세그 사데어스 스피어 메가카' 세트를 다음 달 출시한다. 총 4,104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실제 차량의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복잡한 내부 구조를 충실히 반영했다. 특히 9단 시퀀셜 변속기와 V8 엔진의 움직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성인 수집가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코닉세그의 상징인 '고스트 모드'를 레고 테크닉 사상 최초로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점이다. 특정 레버를 조작하면 차량의 도어와 보닛, 리어 덮개가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동시에 열리는 장관을 연출할 수 있다. 이는 실제 하이퍼카가 서킷에서 정비나 전시를 위해 모든 파츠를 개방하는 모습을 책상 위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해준다.

 

코닉세그의 CEO 크리스티안 폰 코닉세그는 이번 협업이 두 브랜드가 공유하는 창의성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레고 디자이너들 역시 이번 모델이 역대 테크닉 시리즈 중 가장 혁신적인 메커니즘을 담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이퍼카의 감성과 레고의 조립 재미를 결합한 이번 신제품은 국내에서도 60만 원대 후반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벌써부터 예약 구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100년 전 특급 레스토랑, 서울역 '그릴'의 위용

으로 시민 곁에 돌아온 이 공간은 최근 개최된 <서울역 2026 : 다시 뛰는 심장> 전시를 통해 과거의 향수와 현대적 예술 감각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 중이다. 1925년 완공 당시의 르네상스 양식을 간직한 붉은 벽돌 외벽과 중앙 돔은 100년 전 경성역의 위용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제는 기차를 타기 위한 장소가 아닌 문화를 향유하는 예술의 전당으로 그 정체성을 확립했다.이번 전시는 서울역이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적 층위를 '진입'부터 '도착'에 이르는 여정의 흐름으로 재구성하여 관람객을 한 명의 승객으로 초대한다. 전시장 내부에는 우리나라 철도의 시발점인 경인선부터 최첨단 고속철도에 이르기까지의 발전사를 철도 모형과 함께 입체적으로 시각화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철도가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어떻게 견인했는지 체감하게 된다. 특히 과거 대합실의 낡은 의자와 빛바랜 사진들은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여행의 시작을, 누군가에게는 아픈 이별의 기억을 소환하며 깊은 정서적 울림을 준다.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당시 이용객의 신분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었던 내부 공간의 복원이다. 1·2·3등 대합실은 물론,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여성 전용 '부인대합실'의 흔적은 근대 철도 문화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2층에 자리한 국내 최초의 양식당 '그릴(Grill)'은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높은 천장과 화려한 샹들리에, 음식을 운반하던 전용 엘리베이터 등은 당시 최고급 레스토랑으로서의 품격을 짐작하게 하며, 붉은 원탁 뒤로 펼쳐지는 과거의 풍경은 관람객들을 100년 전 경성의 미식 세계로 안내한다.국가 귀빈과 고위 인사들만이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귀빈실의 개방 역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요소다. 고풍스러운 벽난로와 절제된 화려함이 남아있는 이 공간은 서울역이 단순한 교통 요지를 넘어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외교의 장이었음을 웅변한다.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역장실과 대합실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건축물에 새겨진 한 세기의 세월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중앙홀 돔 상부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은 스테인드글라스는 강강술래를 형상화한 도안과 어우러져 공간에 신비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전시는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현대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미래의 서울역을 조망한다. 철도와 도시, 그리고 인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관통하는 미디어 아트와 설치 미술 작품들은 낡은 역사의 골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차를 기다리던 설렘과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이 녹아있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서울역이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다시 뛰는 심장'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오래된 공간은 예술이라는 새로운 동력을 얻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대한 문화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전시를 관람하고 다시 광장으로 나오면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서울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화려한 고층 빌딩 숲과 쉼 없이 오가는 열차의 소음 사이로, 광장 한편에는 여전히 삶의 무게를 견디는 노숙인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이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역이 희망과 절망, 출발과 정착이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거울임을 보여준다. 시대는 변하고 열차의 속도는 빨라졌지만, 수많은 사람의 애환을 품어내는 서울역의 심장은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서 묵묵히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