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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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원룸의 훼손된 리얼돌, 현직 경찰 부친이 폐기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피의자 장윤기의 부친이 아들의 주거지에 있던 물품 일부를 폐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 절차와 친족의 증거인멸 처벌 예외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는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 5월 8일, 장윤기가 혼자 살던 광주 광산구의 한 원룸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을 통해 주요 증거물 확보를 마친 상태였고, 해당 원룸에 별도의 현장 보존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이 치운 물품 가운데에는 특정 부위가 훼손된 성인용품 리얼돌이 포함됐으며, 이 물품은 여러 조각으로 분해돼 폐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미 해당 물품에서 장윤기의 DNA를 채취했고, 감식 보고서와 훼손 상태를 촬영한 영상 자료도 확보한 만큼 부피가 큰 실물을 증거물로 보관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훼손된 리얼돌의 상태 등을 중요한 정황 증거로 보고, 장윤기에게 일반 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실물은 이미 폐기된 상태였기 때문에 재판에는 경찰이 촬영한 영상과 감식 자료 등이 증거로 제출됐다.

 

또한 장윤기의 아버지는 아들이 중·고등학교 시절 사용했던 구형 휴대전화 여러 대도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만 형법상 친족 간 증거인멸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 특례 조항을 고려해 장윤기의 부모를 형사입건하지 않았다. 장윤기의 아버지는 경찰 중간 간부급으로, 사건 이후 휴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의자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관임에도 주요 증거를 없앤 정황이 드러났지만, 현행법상 즉각적인 처벌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족이라는 이유로 증거인멸 책임을 면제하는 현행 특례가 적절한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보행로에서 여고생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우려던 고등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와, 과거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여성에게 스토킹 및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100년 전 특급 레스토랑, 서울역 '그릴'의 위용

으로 시민 곁에 돌아온 이 공간은 최근 개최된 <서울역 2026 : 다시 뛰는 심장> 전시를 통해 과거의 향수와 현대적 예술 감각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 중이다. 1925년 완공 당시의 르네상스 양식을 간직한 붉은 벽돌 외벽과 중앙 돔은 100년 전 경성역의 위용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제는 기차를 타기 위한 장소가 아닌 문화를 향유하는 예술의 전당으로 그 정체성을 확립했다.이번 전시는 서울역이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적 층위를 '진입'부터 '도착'에 이르는 여정의 흐름으로 재구성하여 관람객을 한 명의 승객으로 초대한다. 전시장 내부에는 우리나라 철도의 시발점인 경인선부터 최첨단 고속철도에 이르기까지의 발전사를 철도 모형과 함께 입체적으로 시각화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철도가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어떻게 견인했는지 체감하게 된다. 특히 과거 대합실의 낡은 의자와 빛바랜 사진들은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여행의 시작을, 누군가에게는 아픈 이별의 기억을 소환하며 깊은 정서적 울림을 준다.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당시 이용객의 신분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었던 내부 공간의 복원이다. 1·2·3등 대합실은 물론,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여성 전용 '부인대합실'의 흔적은 근대 철도 문화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2층에 자리한 국내 최초의 양식당 '그릴(Grill)'은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높은 천장과 화려한 샹들리에, 음식을 운반하던 전용 엘리베이터 등은 당시 최고급 레스토랑으로서의 품격을 짐작하게 하며, 붉은 원탁 뒤로 펼쳐지는 과거의 풍경은 관람객들을 100년 전 경성의 미식 세계로 안내한다.국가 귀빈과 고위 인사들만이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귀빈실의 개방 역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요소다. 고풍스러운 벽난로와 절제된 화려함이 남아있는 이 공간은 서울역이 단순한 교통 요지를 넘어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외교의 장이었음을 웅변한다.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역장실과 대합실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건축물에 새겨진 한 세기의 세월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중앙홀 돔 상부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은 스테인드글라스는 강강술래를 형상화한 도안과 어우러져 공간에 신비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전시는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현대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미래의 서울역을 조망한다. 철도와 도시, 그리고 인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관통하는 미디어 아트와 설치 미술 작품들은 낡은 역사의 골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기차를 기다리던 설렘과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이 녹아있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서울역이 여전히 우리 삶의 중심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다시 뛰는 심장'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오래된 공간은 예술이라는 새로운 동력을 얻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거대한 문화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전시를 관람하고 다시 광장으로 나오면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서울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화려한 고층 빌딩 숲과 쉼 없이 오가는 열차의 소음 사이로, 광장 한편에는 여전히 삶의 무게를 견디는 노숙인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이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역이 희망과 절망, 출발과 정착이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거울임을 보여준다. 시대는 변하고 열차의 속도는 빨라졌지만, 수많은 사람의 애환을 품어내는 서울역의 심장은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곁에서 묵묵히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