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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뒤 이젠 신진서…AI 카타고 꺾고 인간 바둑 자존심 세웠다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인간 바둑의 저력을 증명했다.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1승을 거둔 뒤 10년 만에 나온 인간 기사의 의미 있는 승리다.

 

신진서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기신전 제3국에서 카타고를 상대로 221수 만에 흑 11집 반 승을 거뒀다. 이로써 그는 1국 패배 뒤 2, 3국을 연달아 따내며 최종 전적 2승 1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국은 신진서가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놓는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이는 초반부터 약 18집을 앞선 상태에서 시작하는 방식이다. 일반 대국에서는 흑이 백에게 덤을 주지만, 인공지능의 압도적인 계산력을 고려해 인간 기사에게 우세 조건이 부여됐다.

 

1국에서 신진서는 카타고의 초반 변칙수에 흔들리며 패했다. 그러나 2국부터는 전략을 바꿨다. 복잡한 전투를 피하고 실리를 차곡차곡 확보하는 방식으로 판을 운영했다. 돌이 뒤엉키는 전투 국면에서는 AI의 계산력이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신진서는 불필요한 싸움을 줄이고 안정적인 집바둑을 택했다.

 

3국에서도 이 전략은 그대로 통했다. 카타고는 소목으로 출발했지만 1국과 같은 파격적인 변칙수는 두지 않았다. 신진서는 초반부터 귀와 변의 실리를 단단히 챙기며 리드를 지켰다. 카타고가 좌상귀와 좌하귀, 우상귀에서 집을 마련하는 동안 신진서는 우하귀와 중앙, 상변 일대에 큰 집을 구축했다.

 

대국 흐름은 시종일관 신진서의 안정적인 우세였다. 18집가량 앞서 출발한 그는 종반까지 약 11집 차 리드를 유지했다. 카타고가 추격했지만 격차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승률 그래프 역시 대국 내내 신진서 쪽으로 기울어 있었고, 신진서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반면을 정리했다.

 


경기 뒤 신진서는 “첫수로 반대쪽 소목을 두면 카타고가 비슷하게 진행하는 것 같아 그렇게 이기고 싶지는 않았다”며 “초반 진행은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 수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내 스타일대로 판을 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번 승리는 2016년 이세돌 9단의 알파고전 4국 승리와 함께 인간 바둑사에 남을 장면으로 꼽힌다. 당시 이세돌은 5번기에서 최종 1승 4패를 기록했지만, ‘신의 한 수’로 불린 78수 끼움으로 인류 첫 승리를 거뒀다. 반면 신진서는 이번 대결에서 최종 전적 자체를 2승 1패로 가져갔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남겼다.

 

카타고는 10년 전 알파고보다 훨씬 진화한 인공지능으로 평가된다. 알파고와 현재 카타고가 맞붙는다면 알파고가 여러 점을 먼저 놓고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대를 맞아 신진서가 2점 접바둑이라는 조건 아래 냉정한 운영으로 승리한 것은 인간 최고 기사의 현재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국 전만 해도 신진서의 우세를 예상한 목소리는 많지 않았다. 연습 대국에서도 2점을 놓고 승률이 10% 안팎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실전에서 전투를 최소화하고 실리를 지키는 방식으로 AI의 강점을 무력화했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에서 대국료 1억5000만원과 승리 수당 1억원, 2승 부상인 제네시스 G90을 받게 됐다. 다만 차량 운전 계획에 대해서는 “면허가 없어 차차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63빌딩에 핀 디저트 예술…피에르 에르메 첫 카페 오픈

매를 넘어 프랑스식 삶의 방식인 '아르 드 비브르'를 공간 전체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프리뷰 행사에서는 브랜드의 철학인 창의성과 현대적 감성이 조화를 이룬 미식 공간의 실체가 드러나며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피에르 에르메 파리가 추구하는 미학은 '인피니망'과 '시그니처'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로 요약된다. 인피니망은 바닐라나 초콜릿 등 단일 재료의 풍미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탐구의 결과물이며, 시그니처는 서로 이질적인 재료를 대담하게 섞어 새로운 미각의 균형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이러한 철학이 담긴 마카롱과 타르트, 마들렌 등 예술 작품에 가까운 디저트들이 쇼케이스를 가득 채우며 고객들을 맞이한다.대표 메뉴인 '이스파한' 시리즈는 피에르 에르메의 독창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플레이버다. 장미의 우아한 향과 라즈베리의 산미, 그리고 리치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이 조합은 전 세계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또한 세 가지 산지의 바닐라를 조합한 타르트와 밀크초콜릿에 패션프루트를 더한 모가도르 마카롱 등은 맛의 건축가라는 명성에 걸맞은 정교한 설계를 자랑한다.품질 관리에 있어서는 타협 없는 엄격함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매장을 총괄하는 장구현 셰프는 매일 완성된 제품의 사진을 프랑스 본사에 보내 메종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받는 절차를 거친다. 특히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해 유제품 레시피로 재해석한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현지화된 메뉴조차 본사의 까다로운 품질 점검을 통과한 뒤에야 고객의 식탁에 오를 수 있다.공간 설계 역시 단순한 카페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중앙의 원형 카운터를 중심으로 흐르는 유연한 동선과 브라스, 월넛 우드, 세라믹 타일 등 고급스러운 소재의 조화는 '컨템포러리 프렌치 파티세리 살롱'이라는 콘셉트를 명확히 보여준다. 기존 백화점 매장이 신속한 구매에 집중했다면, 이곳은 고객이 머무르며 디저트와 음료, 그리고 공간이 주는 분위기까지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기획되었다.호텔아이파크가 운영을 맡은 피에르 에르메 파리는 이번 63빌딩 플래그십 스토어를 기점으로 국내 사업의 영역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주요 백화점 팝업과 매장 전개를 통해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제는 예술과 미각이 공명하는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퐁피두센터 서울과 나란히 자리 잡은 이 공간은 서울의 미식 지형도를 바꾸는 새로운 럭셔리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