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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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먹던 '츠지한' 강남 온다, 일식 대전 발발

 일본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유명 음식점들이 최근 한국 시장에 잇달아 깃발을 꽂으며 외식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과거의 경직된 한일 관계가 완화되고 일본 문화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현지 브랜드들이 한국을 매력적인 확장 거점으로 낙점한 결과다. 특히 도쿄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던 몬자야키 전문점 '모헤지'가 오는 8월 초 종로에 상륙한다는 소식은 국내 일식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철판 위에서 걸쭉하게 익혀 먹는 도쿄식 별미인 몬자야키는 이미 강남과 홍대 등지에서 새로운 미식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상태다.

 

해산물 덮밥인 카이센동으로 명성을 떨친 '츠지한' 역시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첫 매장을 열 준비를 마쳤다. 현지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인력 채용과 교육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츠지한의 상륙은 국내 카이센동 시장의 경쟁을 한층 가열시킬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개별 식당의 진출을 넘어 일본 외식 자본과 한국 F&B 프랜차이즈 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이제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본 현지의 미식 경험을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미 국내에 안착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선발 주자들의 사례도 후발 주자들의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나고야식 장어덮밥으로 유명한 브랜드는 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여의도와 부산 등 전국 주요 거점으로 매장을 빠르게 확장하며 프리미엄 외식 시장을 선점했다. 스시와 카레, 함박스테이크 등 대중적인 메뉴를 앞세운 일본 브랜드들도 속속 한국에 둥지를 틀며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 중이다. 국내 대형 에너지 기업의 외식 부문까지 일본 유명 스시 브랜드를 들여와 단기간에 다수의 매장을 확보하는 등 시장 선점 경쟁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식사 메뉴뿐만 아니라 디저트 분야에서도 일본 브랜드의 강세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긴 대기 줄로 유명한 도넛 브랜드는 이미 성수동과 홍대 등 젊음의 거리에 매장을 내며 오픈런 현상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대형 백화점의 프리미엄 디저트 구역까지 점령했다. 고구마를 활용한 전통 과자 브랜드 역시 압구정과 여의도 등 핵심 상권에 자리를 잡으며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디저트 브랜드의 성공은 일본 특유의 섬세한 장인 정신과 세련된 패키징이 한국의 '가심비'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 같은 J-푸드 열풍의 배경에는 일본 문화 전반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젊은 세대의 소비 성향이 자리 잡고 있다. 캐릭터 상품부터 패션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일본 콘텐츠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MZ세대에게 일본 음식은 매력적인 문화 체험의 연장선으로 인식된다.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서도 일본 직수입 디저트가 품절 대란을 겪을 만큼 인기를 끄는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사실상 무너진 상태다. 일본 여행 경험이 풍부한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현지에서 경험한 맛을 국내에서 다시 찾으려는 수요가 강력한 시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식 전문가들은 일본 브랜드들의 잇따른 진출이 국내 외식 시장의 다양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면서도, 토종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검증된 맛과 인지도를 보유한 일본 브랜드들이 자본력까지 갖추고 몰려오면서 국내 자영업자들과 프랜차이즈 업계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일본 브랜드의 성공 사례가 쌓일수록 후발 주자들의 진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국내 외식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체크인하면 연극 시작, 호텔이 통째로 무대 됐다

으로 변모한다. 일본 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숙박형 연극'은 기존의 정적인 호텔 투숙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파격적인 시도다. 객실과 복도, 라운지 등 호텔의 모든 공간이 무대가 되고, 관객은 하룻밤을 꼬박 지새우며 사건의 실마리를 쫓는 이 특별한 경험은 전 세계 최초의 숙박형 이머시브 시어터로 불리며 관광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이러한 몰입형 콘텐츠의 뿌리는 영국의 '슬립 노 모어'와 같은 이머시브 시어터 장르에 닿아 있다. 관객이 고정된 좌석 없이 배우를 따라다니며 자유롭게 극을 감상하는 방식은 이미 세계적인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는 2024년 도쿄 오다이바에 세계 첫 몰입형 테마파크가 들어서며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비록 일부 시설이 폐업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이머시브'라는 키워드는 이제 엔터테인먼트와 관광을 결합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받으며 산업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숙박형 연극의 탄생 배경에는 호텔의 고질적인 비수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장 직원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교토의 부티크 호텔인 '호텔 쉬'의 한 직원은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고객을 불러모을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던 중 호텔 자체를 여행의 목적으로 만드는 소프트파워 전략을 구상했다. 숙박업을 관광업의 부속 산업이 아닌, 독자적인 미디어이자 이야기의 발신지로 정의한 것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도 창의적인 기획만으로 호텔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다.프로젝트 초기에는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온라인 몰입극이라는 새로운 실험의 기회로 활용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화상 대화와 우편물을 활용한 추리극은 오프라인 공연 재개 이후 더욱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2024년 기준 누적 관객 1만 명을 돌파한 이 프로젝트는 공연 기간 내내 만실을 기록하며 호텔 경영의 해묵은 과제였던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를 허무는 데 성공했다. 콘텐츠가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숙박형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공식 사이트를 통해 미리 등장인물의 정보를 파악한 관객은 호텔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극의 세계관에 몰입하기 시작한다. 저녁 무렵 시작되는 프리쇼에서 캐릭터와 칵테일을 즐기며 서서히 예열된 분위기는 자정을 넘겨 이어지는 본 공연에서 절정에 달한다. 관객은 배우의 손에 이끌려 비밀스러운 방으로 초대받거나, 호텔 곳곳을 누비며 자신만이 목격하는 단독 장면을 마주하는 짜릿한 경험을 누린다.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배우들은 로비에 남아 관객과 대화를 이어가며 극의 서사를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1박 2일 동안 반복되는 일상에서 완전히 분리된 관객은 스스로를 단순히 돈을 지불한 소비자가 아니라, 작품을 완성하는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인식하게 된다. 호텔이라는 공간이 제공하는 물리적 휴식에 연극의 예술적 영감이 더해진 이 새로운 포맷은 오프라인 공간이 나아가야 할 미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