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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오만 독자 협의, 호르무즈 열리나

 세계 에너지 보급로의 생명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이란과 오만이 해상 통행 정상화를 위한 독자적인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이란 외무부는 최근 테헤란에서 오만 측과 차관급 회담을 열고 해상 운송 관리 체계 구축을 논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해협 연안국으로서 주권적 권리를 행사해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란 당국은 이번 대화가 국가 안보와 이익을 준수하기 위한 메커니즘 구축이 목적이며, 미국과는 무관한 주권적 행위임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무기한 봉쇄 선언 이후 선박 통행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휴전 및 안전 통행 보장에 합의했으나, 새로운 항로 설정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력 충돌로 번진 바 있다. 이란은 자국 연안에 인접한 북쪽 항로를 고집한 반면, 미국은 오만 측 남쪽 항로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며 팽팽히 맞섰다. 이 과정에서 상선에 대한 공격과 미국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며 지난 7일 교전이 재개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가 재개되었음을 시사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측이 직접 혹은 대리인을 통해 회담을 요청해 왔으며, 현재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3일간 이어오던 공습을 중단한 직후 나온 발언으로, 군사적 압박보다는 협상을 통해 해협 봉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 외무부의 공식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이란 측은 현재 미국과 어떠한 형태의 협상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대화 재개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는 협상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전략적 태도이거나,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앞서 오만과의 실무 합의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이란이 일단 오만과 해협 중앙의 기존 항로를 복구하는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실질적인 통행 정상화의 명분을 쌓으려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과거 교전 과정에서 해협 중앙 항로에 살포된 기뢰가 여전히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해양 석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던 이 항로를 다시 쓰기 위해서는 대규모 기뢰 제거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기뢰 제거 지원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란과 오만이 통행 방식에 합의할 경우 국제 사회의 지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연안국 간의 항로 합의가 이루어지면 지지부진했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역시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새로운 해협 관리 방안을 제시하며 중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란과 오만은 이 제안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여부로 넘어간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의 백악관 회동을 마친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회동 결과가 호르무즈 해협의 운명을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체크인하면 연극 시작, 호텔이 통째로 무대 됐다

으로 변모한다. 일본 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숙박형 연극'은 기존의 정적인 호텔 투숙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파격적인 시도다. 객실과 복도, 라운지 등 호텔의 모든 공간이 무대가 되고, 관객은 하룻밤을 꼬박 지새우며 사건의 실마리를 쫓는 이 특별한 경험은 전 세계 최초의 숙박형 이머시브 시어터로 불리며 관광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이러한 몰입형 콘텐츠의 뿌리는 영국의 '슬립 노 모어'와 같은 이머시브 시어터 장르에 닿아 있다. 관객이 고정된 좌석 없이 배우를 따라다니며 자유롭게 극을 감상하는 방식은 이미 세계적인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는 2024년 도쿄 오다이바에 세계 첫 몰입형 테마파크가 들어서며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비록 일부 시설이 폐업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이머시브'라는 키워드는 이제 엔터테인먼트와 관광을 결합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받으며 산업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숙박형 연극의 탄생 배경에는 호텔의 고질적인 비수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장 직원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교토의 부티크 호텔인 '호텔 쉬'의 한 직원은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고객을 불러모을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던 중 호텔 자체를 여행의 목적으로 만드는 소프트파워 전략을 구상했다. 숙박업을 관광업의 부속 산업이 아닌, 독자적인 미디어이자 이야기의 발신지로 정의한 것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도 창의적인 기획만으로 호텔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다.프로젝트 초기에는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온라인 몰입극이라는 새로운 실험의 기회로 활용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화상 대화와 우편물을 활용한 추리극은 오프라인 공연 재개 이후 더욱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2024년 기준 누적 관객 1만 명을 돌파한 이 프로젝트는 공연 기간 내내 만실을 기록하며 호텔 경영의 해묵은 과제였던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를 허무는 데 성공했다. 콘텐츠가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숙박형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공식 사이트를 통해 미리 등장인물의 정보를 파악한 관객은 호텔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극의 세계관에 몰입하기 시작한다. 저녁 무렵 시작되는 프리쇼에서 캐릭터와 칵테일을 즐기며 서서히 예열된 분위기는 자정을 넘겨 이어지는 본 공연에서 절정에 달한다. 관객은 배우의 손에 이끌려 비밀스러운 방으로 초대받거나, 호텔 곳곳을 누비며 자신만이 목격하는 단독 장면을 마주하는 짜릿한 경험을 누린다.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배우들은 로비에 남아 관객과 대화를 이어가며 극의 서사를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1박 2일 동안 반복되는 일상에서 완전히 분리된 관객은 스스로를 단순히 돈을 지불한 소비자가 아니라, 작품을 완성하는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인식하게 된다. 호텔이라는 공간이 제공하는 물리적 휴식에 연극의 예술적 영감이 더해진 이 새로운 포맷은 오프라인 공간이 나아가야 할 미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