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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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대신 맛 채웠다"…하겐다즈 60년 고집

 북유럽의 차가운 감성을 담은 듯한 이름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하겐다즈'의 고향은 사실 덴마크가 아닌 미국 뉴욕이다. 1961년 폴란드계 이민자 부부가 창업한 이 브랜드는 탄생 초기부터 철저하게 계산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창업주 루벤 매투스는 미국인들이 유럽산 수입품에 대해 가지는 막연한 동경을 이용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조어인 '하겐다즈'를 만들어냈다. 덴마크어처럼 보이기 위해 철자 위에 움라우트를 씌우고 포장지에 지도까지 그려 넣은 이들의 '가짜 세계관'은 역설적으로 브랜드 프리미엄화의 초석이 되었다.

 

하겐다즈가 단순한 마케팅 성공 사례를 넘어 고급 아이스크림의 대명사가 된 비결은 제품의 물리적 밀도에 있다. 일반적인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공기 주입량인 '오버런'을 높여 부피를 불릴 때, 하겐다즈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공기 함량을 최소화하고 유지방 비율을 극대화해 입안에서 묵직하게 녹아내리는 특유의 질감을 완성한 것이다. 이러한 저오버런 공법은 아이스크림을 빨리 먹고 치우는 간식이 아닌, 천천히 음미하며 즐기는 고급 디저트의 영역으로 격상시켰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고집스러운 기다림 또한 하겐다즈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1960년대 딸기 맛 아이스크림 하나를 출시하기 위해 최적의 원료를 찾고 배합을 연구하는 데만 무려 6년의 시간을 쏟아부은 일화는 유명하다. 유행을 쫓아 수십 가지의 화려한 신제품을 쏟아내기보다 바닐라와 초콜릿, 커피 등 가장 기본적인 맛의 깊이를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 누구나 아는 익숙한 맛일수록 원료의 미세한 차이가 품질의 격차를 만든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최근 하겐다즈가 주력 제품인 벨지안 초콜릿의 레시피를 전면 리뉴얼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초콜릿은 어느 매장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맛이지만, 하겐다즈는 카카오 함량을 72%까지 끌어올린 원료를 사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 베이스 안에서도 카카오 특유의 쌉싸름한 풍미가 묻히지 않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이 레시피는 '의도된 풍부함'이라는 브랜드의 새로운 슬로건을 상징한다. 화려한 토핑 없이도 원재료의 힘만으로 소비자에게 확실한 만족감을 주는 전략이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소비자들이 일상 속 작은 사치를 통해 심리적 보상을 얻으려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와 완벽히 맞닿아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달콤한 맛을 넘어, 그 맛이 구현되기까지의 의도와 질감의 차이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하겐다즈는 아이스크림 한 스푼에 담긴 원료의 배합과 공기 함량까지 세심하게 설계함으로써, 평범한 디저트 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익숙한 맛을 다시 점검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 자체가 현대적 의미의 혁신임을 증명한 셈이다.

 

하겐다즈의 성공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브랜드 관계자는 혁신이 반드시 세상에 없던 새로운 맛을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제품을 현재의 소비자 입맛에 맞춰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원료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하겐다즈를 60년 넘게 정상의 자리에 머물게 한 원동력이다. 프리미엄의 기준은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라 한 입의 경험에서 느껴지는 분명한 차이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하겐다즈의 행보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산으로, 섬으로, 축제로…올가을 여행비 줄이는 법

람에 훌쩍 떠나고 싶다가도 숙박 앱의 숫자를 보고 다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올가을에는 그 망설임을 조금 덜어줄 할인 혜택이 전국 곳곳에 깔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가을은 깊게, 여행은 가볍게’를 표어로 ‘2026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을 진행한다. 단풍을 보러 산으로 가도, 바다를 따라 섬으로 들어가도, 축제를 찾아 지방 도시로 향해도 교통과 숙박, 체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이번 캠페인은 여행을 ‘떠나는 순간’부터 ‘다녀온 뒤’까지 혜택이 이어지는 구조다. 기차를 타고 인구감소지역으로 향하면 열차 운임 상당의 할인권을 받을 수 있고, 관광열차는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서해금빛열차, 남도해양열차, 동해산타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정선아리랑열차처럼 이름만 들어도 여행 기분이 나는 열차들이 대상이다. ‘내일로 패스’도 2만원 할인된다.차를 몰고 떠나는 사람에게도 길 위의 혜택이 있다. 티맵에서 인구감소지역을 목적지로 정하고 30㎞ 이상 이동하면 방문 지역에 따라 포인트가 쌓인다. 첫 지역 5000포인트, 두 번째 지역 1만포인트, 세 번째 지역 1만5000포인트로 최대 3만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전기차를 타거나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사용하면 추가 혜택도 붙는다. 국내선을 이용하는 여행객은 네이버 항공권 예약을 통해 내륙 노선 1만원, 제주 노선 5000원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숙소를 정할 때도 선택지가 넓어진다. 비수도권 숙박상품에는 약 8만장의 할인권이 풀린다. 7만원 이상 숙박상품은 3만원, 2만원 이상 7만원 미만 상품은 2만원이 할인된다. 2박 이상 머무는 연박 상품은 결제액이 14만원 이상이면 7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권은 9월 22일 오전 10시부터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1인 1장씩 발급된다.섬으로 향하는 여행객에게는 더 큰 폭의 할인이 마련됐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섬 숙박 할인권은 7만원 이상 상품에 5만원, 3만원 이상 7만원 미만 상품에 3만원을 지원한다. 바닷길을 건너 하루 묵어가는 여행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캠핑을 계획한다면 등록야영장 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할인권도 챙길 수 있다.여행을 마친 뒤 돌아오는 혜택도 있다. ‘지역사랑 휴가지원’ 대상 지역에서는 실제 여행경비의 절반을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개인은 최대 10만원, 청년은 최대 14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인구감소지역 여행 역시 사용한 비용의 50%를 해당 지역 모바일 지역화폐로 환급한다. 여행지에서 쓴 돈이 다시 그 지역에서 쓰이도록 설계한 방식이다.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거제와 통영에는 별도의 지원이 더해진다. 해양관광상품을 구매하면 1인당 2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고, 거제 치유 프로젝트와 추천 관광지 방문 인증 행사도 진행된다. 회복이 필요한 지역을 여행으로 응원하는 방식이다.혜택만 따라가도 좋지만, 올가을 여행의 재미는 취향을 고르는 데도 있다.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5인 5색 취향여행’은 전국 25개 지역을 다섯 가지 테마로 묶었다. 보은, 청양, 보성, 상주, 문경에서는 가을의 맛을 찾아가고, 구례, 공주, 평창, 제천, 영주에서는 산길을 걷는다. 가평, 안동, 부여, 남해, 울진은 가족 여행지로, 서천, 철원, 부안, 삼척, 고창은 친환경 여행지로 소개된다. 참가자는 모두 700명을 모집하며 참가비는 약 4만원이다.여행길에 작은 놀이를 더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전문가와 국민이 선정한 1만여개의 지역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방문 인증과 사진 이벤트가 열린다. 추천 여행지를 찾아 도장을 모으는 ‘프로방랑러의 도장깨기’도 진행된다. 잘 나온 사진만 남기는 여행이 아쉽다면 흔들리거나 눈 감은 사진에 사연을 붙여 응모하는 콘테스트도 있다. 여행의 실패작이 오히려 추억이 되는 순간이다.가을의 표정은 지역마다 다르게 펼쳐진다. 속초에서는 설악산 단풍과 화채마을 단풍축제를 함께 만날 수 있고, 양주에서는 천일홍 꽃길과 가을 페스타가 여행객을 맞는다. 남해에서는 독일의 밤을 콘셉트로 한 ‘옥토버나이트’가 열리고, 성주에서는 가야산 메뚜기 축제가 가족 단위 여행객을 부른다.단풍 말고도 가을에 할 일은 많다. 창원에서는 마산만 갯벌과 생태 학습장을 잇는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고, 인천에서는 184m 높이의 하늘전망대와 엣지워크에 오를 수 있다. 영덕에서는 자연 속 가족 힐링캠프가 마련된다. 구미에서는 교촌 1호점과 지역 미식 자원을 연계한 미식 문화 체험이 진행되고, 대구에서는 가을 오페라 축제가 열린다.조금 더 느린 여행을 원한다면 농촌이나 사찰로 발길을 돌려도 좋다. 농촌투어패스와 체험·숙박 상품을 활용하면 농촌 여행을 가볍게 즐길 수 있고, 템플스테이는 최대 50% 할인된다. 도시의 축제, 바다의 섬, 산의 단풍, 농촌의 밥상, 사찰의 고요까지 선택지는 넓다.가을은 짧아서 늘 아쉽다. 그래서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는 일이 중요하다. 올해는 교통비와 숙박비의 부담을 조금 덜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된 만큼, 여행의 시작이 계산기 앞에서 멈추지 않아도 된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가족에게는 좋은 추억을 남기고,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이 더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